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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양이로소이다(나쓰메 소세키)1-(02)


내 주인은 나와 좀처럼 얼굴을 마주치는 일이 없다. 직업은 교사라고 한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종일 서재에 들어간 채 거의 나오는 일이 없다. 집안 사람들은 대단한 공부벌레라고 생각하고 있다. 본인도 공부벌레인 듯이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집안 사람들이 말하는 것 같은 근면가는 아니다. 나는 때때로 살금살금 그의 서재를 들여다보는데, 그는 자주 낮잠을 자고 있다. 때때로 읽다 만 책 위에 침을 흘리고 있다. 그는 위가 약해서 피부색이 담황색을 띠고 탄력이 없는 생기없는 징후를 나타내고 있다. 그런 주제에 밥을 많이 먹는다. 밥을 많이 먹은 후에 타카지아스타제를 마신다. 마신 후에 책을 펼친다. 두세 페이지 읽으면 졸린다. 침을 책 위에 흘린다. 이것이 그가 매일 밤 반복하는 일과다.

나는 고양이이면서도 때때로 생각한다. 교사라는 것은 정말 편안하다. 인간으로 태어나면 교사가 되는 것이 최고다. 이렇게 자면서도 되는 것이라면 고양이라도 못할 일은 없다고. 그래도 주인으로부터 볼진대 교사만큼 힘든 것은 없는 듯 그는 친구가 올 때마다 이런저런 불평을 늘어놓고 있다.

내가 이 집에 들어와 살게 된 당시는 주인 이외의 사람들에게는 매우 인기가 없었다. 어디를 가도 쫓겨나기만 하고 상대해 주는 이가 없었다. 얼마나 중히 대해주지 않았는가 하는 것은 오늘날까지도 이름조차 지어주지 않는 것으로도 알 수 있다. 나는 할 수 없이 될 수 있는 한 나를 받아준 주인 곁에 있으려고 노력했다. 아침에 주인이 신문을 읽을 때는 반드시 그의 무릎 위에 올라간다. 그가 낮잠을 잘 때는 반드시 그 등 위에 올라간다. 이것은 딱 주인을 좋아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달리 상대할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그 후 여러 경험을 통해 아침에는 밥통 위에, 밤에는 코타츠 위에, 날씨 좋은 낮에는 툇마루에서 자는 것으로 했다. 하지만 가장 기분이 좋은 것은 밤이 되어 이 집 아이들의 잠자리로 기어들어가 함께 자는 것이다. 이 아이들이라는 것은 다섯 살과 세 살로서 밤이 되면 둘이 한 방에서 한 이불에 들어가서 잔다. 나는 언제나 그들 사이에 자기가 들어갈 여지를 찾아내어 어떻게든 끼어드는데, 운 나쁘게 아이 중 하나가 눈을 뜨기라도 하면 큰일이 난다. 아이는 특히 작은 쪽이 성질이 나쁘다. “고양이가 왔다, 고양이가 왔다” 하면서 한밤중이라도 큰 소리로 울어댄다. 그러면 그 신경성 위염인 주인이 반드시 잠을 깨고 옆방에서 뛰어나온다. 사실 얼마 전에는 잣대로 엉덩이를 심하게 맞았다.

나는 인간과 동거하며 그들을 관찰하면 할수록 그들이 제멋대로하는 존재라고 단언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특히 내가 때때로 함께 잠자리를 같이하는 아이에 한해서는 두말할 것없다. 자기 하고 싶을 때는 남을 거꾸로 세우거나, 머리에 자루를 씌우거나, 던지거나, 아궁이 속에 밀어넣거나 한다. 게다가 내 쪽에서 조금이라도 손을 대려고 하면 온 집안이 총동원되어 쫓아다니며 핍박한다. 얼마 전에도 잠깐 다다미에서 발톱을 갈았더니 부인이 몹시 화를 내어 그 후로는 쉽게 객실에 들여보내지 않는다. 부엌 판자 칸에서 남이 떨고 있어도 전혀 모르는 척한다.

내가 존경하는 길 건너편의 백공주 같은 분은 만날 때마다 인간만큼 몰인정한 것은 없다고 말씀하신다. 백공주는 얼마 전 구슬 같은 애기 고양이 네 마리를 낳았다. 그런데 그 집의 서생이 사흘째 되는 날 그들을 뒷마당 연못에 데려가서 네 마리 모두 버리고 왔다고 한다. 백공주는 눈물을 흘리며 그 자초지종을 이야기한 후, 어떻게해서라도 우리 고양이족이 부모자식의 사랑을 누리고 아름다운 가족 생활을 하려면 인간과 싸워서 이들을 소멸시켜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하나하나 지당한 의견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이웃의 삼모 공주등은 인간이 소유권이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며 크게 분개하고 있다. 원래 우리 동족 간에는 마른 정어리 머리든 숭어 배꼽이든 가장 먼저 발견한 자가 이것을 먹을 권리가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만약 상대가 이 규약을 지키지 않으면 완력을 써도 좋을 정도다. 그런데 그들 인간은 털끝만큼도 이런 관념이 없는 듯 우리가 발견한 진미는 반드시 그들에 의해 약탈당한다. 그들은 그 힘쎄다고 우리가 정당히 먹을 수 있어야 할 것을 빼앗아도 태연하다. 백공주는 군인의 집에 있고 삼모 공주는 변호사 주인을 두고 있다.

나는 교사의 집에 살고 있는 만큼 이런 일에 관해서는 두 공주보다 오히려 낙천적이다. 그저 그날그날이 어떻게든 지내면 된다. 아무리 인간이라고 해도 그렇게 언제까지 번성할 리는 없을 것이다. 뭐 천천히 기다리며, 고양이의 시대를 기다리는 것이 좋겠다..👉 (계속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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