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양이로소이다(나쓰메 소세키)1-(03)
제멋대로에 대해 생각 나는 것이 있으니 잠깐 우리 집주인이 이 제멋대로 때문에 실패한 이야기를 해보자. 원래 이 주인은 뭐라고 해도 남보다 뛰어나게 잘하는 일도 없지만 무엇에든 빈번하게 손을 대고 싶어 한다.
하이쿠를 지어서 『호토토기스』에 투고하고, 신체시를 『묘죠(明星)』에 내고, 온통 틀린 영문을 쓰거나, 때로는 활 쏘기에 빠지고, 노래를 배우고, 또 어떤 때는 바이올린 같은 것을 부우부우 울리거나 하지만, 불쌍하게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다.
그런 주제에, 시작하기만 하면 위가 약한 주제에 이상하게 열심한다. 변소 안에서 노래를 불러서 근방에서 변소 선생이라는 별명이 붙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개의치않고 여전히 “예이, 다이라노 무네모리이나이다.”를 반복하고 있다. 모두가 “또 무네모리다”라고 웃어댈 정도다.
이 주인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 내가 들어온 지 한 달쯤 후 어느 달의 월급날에 큰 꾸러미를 들고 서둘러 돌아왔다. 무엇을 사왔나 하고 보니 수채 물감과 붓과 왓트맨이라는 종이인데, 오늘부터 노래나 하이쿠를 그만두고 그림을 그리겠다는 결심인 듯했다.
과연 다음날부터 당분간이지만 매일매일 서재에서 낮잠도 자지 않고 그림만 그리고 있다. 하지만 그가 그려놓은 것을 보면 무엇을 그린 것인지 아무도 판정할 수가 없다. 본인도 그리 쉽지 않다고 생각했는지, 어느 날 그 친구인 미학인가를 하는 사람이 왔을 때 이와 같은 말을 하는 것을 들었다.
“아무래도 잘 그려지지 않는군. 남의 것을 보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데 스스로 붓을 잡고 보니 새삼스럽게 어렵게 느껴진다.”
이것은 주인의 속심발언이다. 정말 거짓 없는 말이다. 그의 친구는 금테 안경 너머로 주인의 얼굴을 보면서,
“그렇게 처음부터 잘 그릴 수는 없지. 우선 집안에서 상상만으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것이 아니야. 옛날 이탈리아의 대가 안드레아 델 사르토가 말한 적이 있어. 그림을 그리려면 무엇이든 자연 그 자체를 그려라. 하늘에는 별이 있고, 땅에는 이슬꽃이 있고, 날아다니는 새가 있고, 뛰어다니는 짐승이 있고, 연못에는 금붕어가 있고, 마른 나무에는 까마귀가 있다. 자연은 이 한 폭의 거대한 움직이는 그림이로다ㅡ라고. 어때, 자네도 그림다운 그림을 그리려고 생각한다면 좀 사생을 해보지 그래.”
“어? 안드레아 델 사르토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나? 전혀 몰랐네. 정말 그럴듯해. 실로 그 말 그대로야.” 하고 주인은 무작정 감탄하고 있다. 금테 안경 뒤에는 조롱하는 듯한 웃음이 보였다.
그 다음날 나는 평소와 같이 툇마루에 나와서 기분 좋게 낮잠을 자고 있는데, 주인이 평소와 달리 서재에서 나와서 내 뒤에서 무언가 열심히 하고 있다. 문득 잠이 깨어 무엇을 하고 있나 하고 1분쯤 눈을 가늘게 뜨고 보니, 그는 정신없이 안드레아 델 사르토 말대로 움직이고 있다. 나는 이 모양을 보고 저도 모르게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그는 그의 친구에게 야유를 받은 결과로서 우선 시작으로 나를 사생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이미 충분히 잤다. 하품을 하고 싶어서 견딜 수 없다. 하지만 모처럼 주인이 열심히 붓을 잡고 있는데 움직이면 미안하다고 생각해서 가만히 참고 있었다. 그는 지금 내 윤곽을 그려놓고 얼굴 부분을 색칠하고 있다.나는 자백한다. 나는 고양이로서 결코 매우 잘생긴 축은 아니다. 등이며 털빛이며 얼굴 생김새며 감히 다른 고양이보다 낫다고는 결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아무리 못생긴 나라도 지금 내 주인에 의해 그려지고 있는 것 같은 이상한 모습이라고는 도저히 생각되지 않는다. 우선 색깔이 다르다. 나는 페르시아산 고양이처럼 황색을 포함한 담회색에 옻칠 같은 얼룩무늬 피부를 가지고 있다. 이것만은 누가 봐도 의심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지금 주인의 채색을 보면 노란색도 아니고 검은색도 아니고, 회색도 아니고 갈색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이것들을 섞은 색도 아니다. 그저 일종의 색이라는 것 외에는 평가할 방법이 없는 색이다. 게다가 이상한 것은 눈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자고 있을 때 사생한 것이니 무리도 아니지만 눈다운 곳조차 보이지 않으니 눈먼 고양이인지 자고 있는 고양이인지 확실하지 않다. 나는 마음속으로 몰래 아무리 안드레아 델 사르토라도 이래서는 별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열심에는 감복하지 않을 수 없다. 될 수 있으면 움직이지 않고 있어주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아까부터 소변이 마렵다. 몸 속 근육이 근질근질하다. 이제 1분도 더 주저할 수 없는 사정이 되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실례하고 두 발을 앞으로 실컷 뻗고, 목을 낮게 내밀어 아아 하고 크게 하품을 했다.
이제 이렇게 되고 보니 얌전히 있어도 소용없다. 어차피 주인의 예정은 망쳐놓았으니 그 김에 뒤뜰로 가서 소변을 보자고 생각하고 느릿느릿 기어 나왔다. 그러자 주인은 실망과 분노를 뒤섞은 듯한 목소리로 객실에서 “이 바보 놈아” 하고 소리쳤다. 이 주인은 남을 욕할 때는 반드시 ‘바보 놈’이라고 하는 것이 버릇이다. 다른 욕설을 할 줄 모르니 어쩔 수 없지만, 지금까지 참은 남의 마음도 모르고 무작정 바보 놈이라고 부르는 것은 실례라고 생각한다.
그것도 평소 내가 그의 등에 올라갈 때 조금이라도 좋은 얼굴을 해준다면 이 만한 욕도 달게 받겠지만, 이쪽에 편리한 일은 무엇 하나도 기꺼이 해준 적이 없으면서 소변 보러 간 것을 바보 놈이라 하니 심하다. 원래 인간이라는 것은 자기 능력을 뽐내며 모두 오만해지고 있다. 인간보다 조금 강한 자가 나와서 혼내주지 않으면 장래에 어디까지 오만해질지 모른다.👉 (계속 보기)
